한국 학자/박명규

21세기 한국학의 시공간성과 동아시아

書彬 2012. 7. 24. 07:00

21세기 한국학의 시공간성과 동아시아, 박명규

 

 

 

 

1. 문제제기

: 한국학의 정체성 논란과 긴장을 지식의 시공간성이라는 차원에서 검토하고 극복의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함.

필자의 주장 세 가지.

한국학의 학문영역 안에는 시공간적 범주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는 여러 흐름들이 공존하고 있었다.

90년대 이후 이 상이한 시공간성의 공존구조가 깨지면서 이론적, 방법론적 긴장이 확대되었고, 현재의 한국학 내부의 긴장은 상당부분 이와 관련된다.

동아시아적 맥락에서 재구성된 시공간성이 이러한 갈등을 극복하는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2. 한국학의 시공간성

 

공간성

- 김경일(장소와 한국학의 학문적 지향의 연관) : 한반도, 한반도 주변 국가(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

- 부르디외(지식장) : 지식이 형성되고 주된 쟁점이 구성되며 중요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이 가려지는 학문적 원리와 규범들이 작동하는 지적인 장.

이럴 경우 한반도, 한반도 주변국가는 하나의 공간으로 포괄하기 어려움.

 

시간성

- 수세기 전의 장기지속의 시간성 : 문화, 언어와 관습, 전통과 같이 오래되고 불변의 속성에 주목

- 19세기 후반 ~ 20세기 전반 : 변화와 갈등, 경쟁의 속성에 주목

- 1945년 이후 현대 : 현재 살고 있는 구성원들의 삶의 감각과 직결된 현대적 시간성

 

시공간성의 조합 네 가지

한반도 공간과 장기지속의 시간성 결합 : 공동체의 정체성과 주체성을 확인하려는 문제의식 보유

남한(대한민국) 공간과 1945년 이후의 시간성 결합 : 사회과학 분야에서 두드러짐. 현대 한국사회의 다양한 측면 연구하며, 현재성 반영. 보편적 분석방법의 이용으로 한국학으로 간주되지 않음.

일본 지식장 : 한국과 일본의 관계성, 한중일의 상호맥락성 바탕.

미국 지식장 : 미국의 지역학 체계인 동아시아 연구에 포괄됨.

 

(1) 공존의 구조와 균열

- 90년대 이전 지적긴장 없던 이유 : 지식장의 국가적 분열구조, 지식인 사회의 분과학주의, 실증주의적 경향.

- 90년대 균열의 요인 : 지식 영역의 세계화로 소통가능성 강조, 한국적 현상에 대한 보편주의적, 비교론적 관심 확대, 방법론에서 문화적, 해석적, 담론분석적 관점이 강조됨-> 한국학의 도약

 

(2) 지적 긴장의 사례들

) 경제성장론과 내재적 발전론 : 한국경제성장의 이론적 설명의 요구에서 한국의 학계와 미, 일 등의 외국 학계의 지적 갈등 존재

) 민족 및 민족주의 논의 : 90년대 문화사나 비교사가 강조되고 탈근대적 주제들이 부각되며 민족의 실체성과 민족주의의 긍정적 속성이 비판의 대상이 됨. 소수자, 페미니즘의 대두.

) 근대성과 식민성 : 한국인에게 근대성이란 추구해야할 미래 목표가 아니라 극복해야 할 현재적 삶의 조건, 식민주의가 근대성 억압만이 아니라 식민지적 조건을 통해 독특한 근대성을 창출해낸 근대의 한 형태로 이해되기 시작.

 

3. 동아시아 시공간성의 의의

(1) 긴장해소의 정서와 방향

-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식민지 경험에 대한 시공간적 입장차이로 발생된 긴장해소의 단선화의 잘못

해외한국학이 우월한 것으로 간주하고 한국학을 일방적으로 세계화시키려는 태도는 새로운 오리엔탈리즘의 강화이다. 개별국가중심주의가 재강화되는 것 사회과학과 인문학의 결별이 지식장 내부에서 제도적 권력행사를 강화시킨다.

(2) 지역적 시공간성의 필요성

- 국민국가 중심적 사고의 극복과 국민국가적 틀 속에 담긴 자기성취, 민족자결, 문화적 정체성의 소중함도 강조 모두 중요하기 때문에 복수의 국민국가들이 그들만의 독자적인 지정학적, 문명론적 조건을 공유하면서 긴밀한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시공간으로서의 인식을 기초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 지역이란 공간성은 국민국가의 범주로서 포착하기 어려운 복수국가의 역내 관계를 포착하게 해준다.(: 한류, 외국인 노동자, 각국 교역관련)

- 시간성이 지니는 지역적 맥락, 개별국가에 미치는 상이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서로간 밀접하게 맞물린 복합적 시간성에 주목하면, 자국의 이해에 도움되고 국가주의적 시공간성을 넘어설 단초가 된다.

(3) 한국학과 동아시아

- 동아시아의 시공간성이 한국학의 성격이나 지향에 미치는 영향

민족(국가)주의와 세계보편주의의 양분법에서 탈피할 가능성 제공

동아시아 인식의 신뢰향상에 도움이 됨.

21세기 한국학과 동아시아론의 발전에 핵심적인 관건

오리엔탈리즘적 사고의 극복

-> 한국학은 한국의 자기정체성을 강조하는 자국 논리의 차원이 아닌, 지역내의 구성원이 서로 소통하는 공동의 정체성을 형성해가는 지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 생각해 볼 문제

  이 글에서는 한국학을 동아시아적 맥락에서 연구할 때 더 풍부한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더 넓게는 세계적 맥락에서도 한국학 연구의 가치를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6.25 전쟁이나 남북 분단이 세계 여러 국가들에 미치고 있는 영향은 이미 연구된 바가 있는데, 이런 문제들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는 동아시아적 맥락으로 좁혀 생각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이런 나의 생각은 지적 기반 없는 탈아시아적인 생각일까?